큐픽스 책
총 균 쇠
경제/경영2023년약 5분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 김영사

“승자가 더 뛰어났던 게 아니다. 출발선이 달랐다.”

이런 상황이라면

성과 차이를 자동으로 사람 탓, 사람 덕으로 돌리는 습관을 의심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다. 내 팀이나 내 사업의 결과가 역량 때문인지 자리 때문인지 헷갈릴 때 읽을 만하다. 반대로 당장 써먹을 전술을 찾는다면 맞지 않는다. 두껍고 느리게 읽히는 책이다.

한눈에 보기

왜 어떤 집단은 남을 정복했고, 어떤 집단은 정복당했나. 이 책은 그 차이를 인종이나 재능으로 설명하는 답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다이아몬드는 1만 3000년 전의 출발 조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땅에 길들일 수 있는 작물과 가축이 있었는지, 대륙이 동서로 길었는지 남북으로 길었는지를 본다. 식량 잉여가 생기면 인구가 늘고 분업이 생긴다. 그다음에 문자와 관료와 무기가 따라온다. 가축과 붙어 살면 전염병이 생기고, 살아남은 쪽은 면역을 얻는다. 제목의 총과 균과 쇠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물이다.

통념은 결과를 보고 능력을 거꾸로 추론한다. 이긴 쪽이 더 똑똑했거나 더 부지런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추론의 방향을 뒤집는다. 같은 사람을 다른 땅에 놓으면 다른 역사가 나온다고 본다. 설명의 단위가 집단의 자질에서 환경의 조건으로 옮겨간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책이면서 동시에 인과 추론 훈련이다. 성과를 봤을 때 실력과 위치를 분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핵심 인사이트

  1. 01

    총과 균과 쇠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강한 무기를 가졌으니 이겼다는 설명은 한 단계 늦은 설명이다. 질문을 한 칸 앞으로 당겨야 한다. 왜 그쪽에만 쇠와 문자와 상비군이 있었나. 답은 식량이다. 농업이 잉여를 만들면 모두가 먹을 것을 구하지 않아도 되고, 그때 장인과 서기와 군인이라는 직업이 생긴다. 즉 무기는 잉여의 파생물이다. 조직이나 사업을 볼 때도 같은 순서가 쓰인다. 눈에 보이는 무기를 부러워하기 전에, 그 무기를 만들어 낸 잉여가 어디서 왔는지를 먼저 찾아야 한다.

  2. 02

    대륙의 모양이 전파 속도를 결정했다

    유라시아는 동서로 길고,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남북으로 길다. 이 차이가 결정적이다. 동서로 이동하면 위도가 그대로라 기후와 낮 길이가 비슷하다. 그래서 밀 한 종이 수천 킬로미터를 그대로 건너간다. 남북으로 이동하면 기후가 바뀌어 작물과 가축이 매번 다시 적응해야 한다. 같은 발명이 유라시아에서는 복사되고, 다른 곳에서는 고립된 셈이다. 혁신의 총량보다 혁신이 퍼지는 통로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3. 03

    진짜 정복자는 병원균이었다

    신대륙 인구를 무너뜨린 건 대부분 칼이 아니라 전염병이었다. 메커니즘은 가축이다. 소와 돼지와 닭을 수천 년 끼고 살면 동물의 병이 사람에게 넘어온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는 그 병을 계속 돌려가며 살려 둔다. 그 지옥을 먼저 통과한 쪽은 면역이라는 자산을 얻는다. 가축이 없던 쪽은 그 자산도 없었다. 유리함은 종종 과거에 치른 비용의 잔고로 남는다. 남이 이미 겪어 낸 고통을 공짜로 건너뛸 수는 없다.

  4. 04

    길들일 수 있는 동물은 처음부터 몇 종뿐이었다

    노력하면 어떤 동물이든 가축이 된다는 생각은 틀렸다. 대형 포유류 중 가축화에 성공한 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얼룩말과 하마는 수없이 시도됐지만 전부 실패했다. 성질, 번식 습성, 사회 구조 중 하나만 어긋나도 탈락한다. 아프리카인이 게을러서 얼룩말을 못 길들인 게 아니다. 재료 자체가 없었다. 이 관점은 실패 해석을 바꿔 놓는다. 시도의 양이 아니라 재료의 가용성이 결과를 가른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5. 05

    통일된 제국이 분열된 유럽에 뒤처진 이유

    15세기 중국은 유럽보다 앞서 있었고 거대한 함대를 띄웠다. 그런데 황제의 결정 한 번으로 항해가 끝났다. 유럽은 쪼개져 있었고, 콜럼버스는 거절당하면 다음 왕실로 갔다. 여섯 번째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구조가 신대륙을 열었다. 통일은 효율을 주지만 거부권도 한곳에 모아 준다. 분열은 비효율적이지만 재시도를 허용한다. 의사결정권이 한 사람에게 모인 조직은 빠르게 가다가 한 번에 멈춘다.

이렇게 적용한다

상황잘 되는 경쟁사를 보고 우리 팀의 실력을 의심할 때

그 회사의 '지리'를 먼저 분해한다. 진입 시점, 유통 채널, 자본 조달 조건, 규제 환경을 표로 적고 우리와 비교한다. 역량 격차와 위치 격차를 분리하면 흉내낼 것과 흉내낼 수 없는 것이 갈린다. 복제 불가능한 조건을 쫓다 자원을 태우는 일을 막는다.

상황같은 전략을 썼는데 내 사업은 안 될 때

성공 사례가 서 있던 토양을 따로 적는다. 그 전략이 돌아가려면 필요한 전제를 세 개 뽑고, 내게 있는지 하나씩 체크한다. 하나라도 비면 전략을 베끼지 말고 그 전제를 만드는 일부터 한다. 얼룩말을 조교하는 대신 소를 찾는 쪽이 빠르다.

상황조직의 의사결정이 특정 임원 한 명에서 늘 막힐 때

거부권이 한곳에 모여 있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로 정의한다. 작은 실험만큼은 승인 없이 돌릴 수 있는 예산과 범위를 문서로 못 박는다. 중국 함대와 콜럼버스의 차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두 번째 문이 있는지였다.

ACTION ITEMS

오늘 바로 할 수 있는 것.

  • ✓최근 성과 하나를 골라 '실력 때문'과 '위치 때문'을 두 칸으로 나눠 적는다.
  • ✓부러워하는 경쟁자의 조건 세 개를 적고, 복제 가능 여부를 각각 O/X로 표시한다.
  • ✓지금 밀고 있는 전략의 숨은 전제를 세 개 적고, 충족된 것에만 표시한다.
  • ✓우리 조직에서 거부권이 한 사람에게 모인 지점 하나를 찾아 이름을 적는다.
  • ✓승인 없이 혼자 돌려 볼 수 있는 작은 실험 하나를 정해 오늘 착수한다.
  • ✓내가 공짜로 받은 유리한 조건 세 개를 적어 두고, 내 공로 목록에서 지운다.

밑줄 그은 문장

“역사는 사람의 자질이 아니라 사람이 놓인 땅의 차이를 따라 갈라졌다.”
“총과 균과 쇠는 정복의 출발점이 아니라, 환경이 먼저 쌓아 둔 잔고였다.”

이 책이 답하지 않는 것

환경과 지리로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 해서, 제도와 문화와 선택의 몫을 과소평가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는다. 최근 수백 년의 경제 격차나 국가별 제도 차이는 이 책의 설명 범위 밖이다. 개인의 단기 의사결정에 바로 꽂아 쓸 도구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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