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PBS 시대, 기관 자율성을 연구자에게 연결하는 문제
10월 30일 오전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프라자에서 과학기술정책연구 협의회 주최, 한국화학연구원 전략기술정책센터 주관으로 '포스트 PBS 시대, 출연연 임무 중심 연구체계의 방향' 특별세션이 개최됐다. 첫 발표자인 GIST 김유수 화학과 교수는 1996년 일본 유학을 시작해 1999년부터 리켄에서 연구를 이어왔으며,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리켄 종신직 수석 과학자로 임명된 인물이다. 국내에 PBS가 도입되던 시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만큼, PBS가 없는 환경에서의 연구 문화를 직접 체험한 경험이 이번 제언의 배경이 됐다.
김 교수가 짚은 핵심 문제는 자율성의 연결 고리다. 출연연 기관에 자율성이 높아졌다 해도, 그것이 자동으로 각 연구팀과 연구자의 자율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기관이 연구비 배분과 전략 수립 권한을 갖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의사결정 권한을 연구 현장까지 실질적으로 이양해야만 장기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리켄의 세 가지 구조: 예산·과학자 회의·파이오니어링 프로젝트
김 교수가 제시한 리켄 사례는 수치와 제도 설계 면에서 구체적이었다. 리켄의 연간 예산은 약 50%가 용도 지정 없는 운영비 교부금으로 구성되며, 목적이 지정된 정부 지원금이 약 25%, 연구자들이 외부에서 직접 확보한 연구비가 약 25%를 차지한다. 기관이 자체 판단으로 내부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이 마련된 구조다.
연구자 참여 구조도 제도로 뒷받침된다. 약 300명의 연구책임자(PI) 가운데 40명가량을 선출로 구성하는 과학자 회의가 기관 운영과 연구 전략에 대해 이사장에게 자문하며, PI가 아닌 일반 연구자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는 별도 통로도 운영된다. 연구자가 기관 결정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구조를 탈피하고, 현장 의견이 상향식으로 전략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새 연구 주제 발굴을 위한 내부 지원 제도로는 '파이오니어링 프로젝트'가 있다. 연구책임자들이 공동으로 새 연구 분야를 제안하면 최대 5년간 2억 엔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탐색되지 않은 분야를 선점한 뒤 성과가 확인되면 국가 연구 전략으로 격상하는 단계적 구조다.
평가 제도의 목적 전환: 감시에서 지속 가능성 확인으로
리켄에서도 연구자의 자율성은 무제한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직급과 예산, 과제 성격에 따라 자율적 결정의 범위가 정해져 있고, 연구를 마친 뒤에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과 자원 사용에 대해서도 설명 책임을 진다. 기관이 개입할 수 있는 조건과 절차도 기준으로 명문화돼 있다.
김 교수는 평가 설계의 방향에 대해 이중 구조를 제안했다. 연구의 독창성·도전성 같은 내용적 측면은 해당 분야를 가장 잘 아는 동료 연구자들이 평가하고, 예산 집행과 조직 운영 같은 경영 측면은 내부 위원회와 외부 자문을 통해 점검해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방식이다. 정당한 과정을 거쳐 실패한 도전적 연구에 대해서는 기관이 연구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연구 부정이 발생했을 때는 기관이 즉각 개입할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토론: "마지막 골든타임"과 현장의 우려 교차
이어진 토론에서는 긴장감 있는 시각 차이가 드러났다. KIST 김종주 정책실장은 출연연이 10여 년간 자발적 혁신을 시도했음에도 뚜렷한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며, 지금이 임무 중심으로 운영·R&D 체계를 전환할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했다. 기초연구 역시 평가와 책임을 전제로 공공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균관대 박상민 교수는 국가가 큰 방향만 제시하고 실제 연구 방법과 협력 방식은 현장이 유연하게 결정하도록 해야 하며, 단일 정책을 일률 적용하기보다 기관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정책을 시범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기계연구원 박주형 본부장은 연구자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만 바뀐다면 자율성보다 책임만 늘어날 수 있다는 현장 우려를 전달하며, 연구비 재량권과 조직 재편 유연성이 함께 보장돼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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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Claude 가 원문의 사실을 재구성한 편집 요약입니다. 원제: "국가는 방향, 연구자는 도전"···포스트 PBS 연구체계<br>리켄 출신 김유수 교수 "자율·책임·신뢰로 출연연 혁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