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네덜란드·스웨덴 연금, 핵심은 적립금보다 '자동조정 장치'
덴마크·네덜란드·스웨덴은 기초보장 위에 직역·개인 적립축을 얹고, 수급연령을 기대수명에 연동하거나 자산·부채 상황에 따라 급여 인상폭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장치를 제도에 넣었다. 세 나라는 2024년 기준 EU GDP의 12%지만 EU 연금자산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프랑스·이탈리아처럼 국가채무가 큰 나라는 이중 부담 때문에 단기 복제가 어렵다는 분석이 함께 나왔다.
세 나라의 공통점은 적립 규모보다 조정 방식이다. 덴마크는 국가 기초연금 위에 단체협약에 따른 준의무 직역연금을 얹었고, OECD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덴마크 편 기준 직역연금 보험료는 임금의 10~18% 수준이다. 공적연금 수급개시연령은 기대수명에 연동돼 2040년 70세가 되며 1971년생부터 적용된다. 덴마크는 2006년 복지합의 이후 기대수명 증가분을 5년마다 수급개시연령에 반영해왔다. 스웨덴은 보험료를 개인 명목계좌에 쌓는 명목확정기여 소득연금에 자동균형장치를 붙였다. 부채가 자산을 넘으면 급여 인상폭이 자동으로 낮아지고, 2025년 8월 합의 뒤 올해 법제화된 규정에 따라 자산이 부채의 1.15배를 넘으면 흑자 일부를 수급자에게 나눠준다. 임금의 2.5%는 적립식 프리미엄연금 개인계좌로 간다.
제도 변경 일정은 나라별로 다르다. 스웨덴은 올해 1월 '기준연령' 제도를 도입했고 2031년까지 67세로 정해졌다. 스웨덴 연금청 전망으로는 1967~1981년생 68세, 1982~1997년생 69세, 1998년생부터 70세다. 스웨덴은 기대수명 증가분의 3분의 2만 반영해 덴마크보다 상향 속도가 느리다. 네덜란드는 확정급여형 직역연금을 집단 확정기여형으로 바꾸는 전환 중이며, 2027년 1월 1일 공무원연금 ABP를 포함해 9000억유로 이상이 새 제도로 옮겨갈 예정이다. ING 보고서(6월 25일)는 올해 약 6000억유로가 이미 이동했다고 집계했다.
이 모델에는 대가도 따른다. 덴마크 노동계는 70세 수급연령에 반발했고, 적립연금은 금융시장 위험에 노출된다. 브뤼겔은 지난달 8일 보고서에서 대륙형 국가가 적립식으로 옮기면 현역 세대가 기존 은퇴자 연금과 자기 계좌를 동시에 부담하는 이중 부담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연금자산은 2024년 말 기준 덴마크가 GDP의 206.4%, 프랑스는 12.9%였다. 독일은 지속가능성계수가 법률 개정과 연정 협상의 대상이 되면서 2018년 급여 하한선 도입 이후 사실상 힘을 잃었고, 소득의 2% 의무 적립축은 정부가 추진하는 단계로 2028년부터 도입이 예정돼 있다. 한국 제도를 논의할 때 확인할 지점은 적립이냐 부과냐가 아니라, 보험료율·수급연령·급여 산식의 조정 규칙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지, 그 규칙을 바꾸기 어렵게 만든 합의 구조가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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