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보다 현지인을 먼저 사로잡는 호텔 F&B 전략
요약
아코르 산하 엔니스모어의 F&B 플랫폼 파리 소사이어티는 호텔 레스토랑을 '투숙객용 식당'이 아니라 현지인이 선택할 만한 독립 식당으로 먼저 설계한다. 객실이 아닌 경험이 호텔 선택 기준이 되면서 F&B가 수익과 정체성의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여행자에게는 숙박 없이도 갈 만한 호텔 식당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호텔 레스토랑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아코르의 라이프스타일 부문 엔니스모어에 속한 F&B 플랫폼 파리 소사이어티는 50개가 넘는 F&B 브랜드와 전 세계 90곳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그 출발점을 "호텔 레스토랑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 먼저 현지 주민을 끌어들일 수 있는 레스토랑을 만든다"는 리즈완 카심 대표의 말로 설명한다. 현지 수요를 그 식당이 호텔 없이도 설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본다는 뜻이다.
배경에는 돈의 흐름이 있다. 카심은 매력적인 F&B가 호텔 객실 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키프트 리서치 조사에서는 여행자의 71%가 2026년 음식·미식 경험에 지출할 계획이라고 답해, 모험·문화·웰니스를 앞지른 1위 경험 항목이 됐다. 아코르 전체로는 전 세계 1만 곳 넘는 레스토랑·바와 60개 이상 F&B 브랜드를 두고 연간 80억 유로가 넘는 F&B 매출을 낸다.
설계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표 브랜드 지지(Gigi)는 '예술을 좋아하고 집에 친구를 부르는 65세 밀라노 남자'라는 가상의 호스트를 설정해 인테리어·메뉴·유니폼·음악·향까지 한 줄기로 엮는다. 같은 브랜드도 도시마다 달라진다. 생트로페 지지는 가족·친구 단위에 맞춘 큰 테이블을, 로마 지지는 더 아늑한 구성을 쓰고, 지점에 따라 수영장이나 리테일, 키즈 공간, 벨리니 바가 붙는다. 파리와 두바이에서는 현지 셰프가 지역 공급처와 직접 재료를 고른다.
여행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호텔 식당이 숙박객 편의시설이 아니라 그 도시에서 따로 찾아갈 이유가 있는 목적지로 기획된다. 주말 브런치에는 키즈 프로그램을 두고 밤에는 성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식으로 시간대별 운영이 갈리는 곳도 늘어난다. 호텔을 고를 때 객실 사진만 보지 말고 그 안의 식당과 바가 현지인에게도 통하는 곳인지 살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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