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레이트, 22년 기다린 베를린 취항을 스스로 보류했다
요약
독일이 지난 9월 UAE 항공사의 다섯 번째 독일 취항지를 허용했지만, 에미레이트는 베를린 노선을 당장 띄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합의문에 딸린 기존 노선 증편 제한과 기업 정보 공개 요구가 걸림돌이다. 이 권리는 에미레이트 전용이 아니어서 다른 UAE 항공사가 먼저 베를린에 들어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루츠 월드 콘퍼런스에서 에미레이트 팀 클라크 사장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BER) 취항을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넓은 동체 기종으로 매일 운항할 준비는 돼 있지만, 합의의 취지와 번역이 제대로 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달 전만 해도 베를린과 슈투트가르트 취항이 허용되면 연간 1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정반대 기조다.
문제는 9월 독일·UAE 합의에 붙은 조건들이다. UAE 국적사 한 곳이 다섯 번째 독일 공항을 매일 1편 수준으로 추가할 수 있게 하되, 그 항공사의 기존 독일 노선은 증편이 막힌다고 알려졌다. 제5자유(독일에서 제3국으로 이어 가는 운항) 제한과 상업적으로 민감한 경영 정보 공개 요구도 쟁점으로 거론된다. 에미레이트로서는 뮌헨 3편째 복원이나 프랑크푸르트 4편째 증편 계획을 포기해야 하는 구조다.
에미레이트는 2004년부터 베를린과 슈투트가르트 진입을 요구해 왔고, 1994년 양국 항공협정 아래 독일 4개 도시로 묶여 있었다. 2020년 브란덴부르크 공항이 문을 연 뒤에도 상황은 그대로였다. 지난해 기준 독일에서 236만 명을 태웠고 그중 약 60%가 두바이를 거쳐 호주·동남아 등지로 이어졌다. 루프트한자와 독일 항공 노조는 9월 결정에 반대 입장을 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베를린에서 두바이를 거쳐 아시아·오세아니아로 가는 직항 환승 경로가 당장 생기지 않는다. 겨울 시즌 취항 가능성이 거론되던 일정도 미뤄진 셈이다. 다만 이번 권리는 UAE 항공사 전체에 열려 있어, 프랑크푸르트·뮌헨·뒤셀도르프를 운항하는 에티하드나 플라이두바이가 대안으로 꼽힌다. 베를린–아부다비는 콘도르가 에티하드 코드셰어로 이미 매일 띄우고 있다. 에어아라비아는 12월 15일 샤르자–프랑크푸르트, 12월 16일 뒤셀도르프를 더해 독일 3개 도시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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