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은 왜 대륙을 건너 출퇴근할까
요약
미국 대형 항공사 승무원과 조종사 상당수가 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심지어 다른 나라에 살면서 비행기로 출근한다. 기지 주변 집값이 비싸고 신입은 원하는 기지를 고를 수 없기 때문이다. 직원 할인 좌석은 빈자리가 있을 때만 탈 수 있어, 지각하면 해고까지 이어지는 위험을 안고 다닌다.
항공사는 승무원에게 근무 기지를 배정하지만, 그곳에 살라고 강제하지 않는 곳도 많다. 그래서 상당수가 다른 도시,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출근한다. 미국 대형 항공사에서는 유럽·아시아·호주에 살면서 미국 기지로 다니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런던·니스·프랑크푸르트에서 뉴욕이나 마이애미로 가는 노선은 편수가 많아, 오히려 미국 국내 통근보다 수월하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미국 밖 항공사 상당수는 공항에서 90분 이내 거주를 요구한다.
이유는 대체로 돈과 가족이다. 샌프란시스코·뉴욕·런던 같은 대형 기지는 주거비가 매우 높다. 한 장거리 승무원은 콜롬비아 메데인에 살면서 마이애미 기지로 2년간 다녔는데, 환율 덕에 박봉으로도 여유롭게 지냈다고 LA타임스에 말했다. 델타항공의 저연차 승무원 프리실라는 가나 아크라에서 뉴욕까지 8,200km를 오간다. 다만 비용은 만만치 않다. 그는 세금·수수료를 포함해 항공권에 월 1,100~1,200달러, 크래시패드에 375달러, 공항 교통비에 250달러를 쓴다. 연봉이 4만~5만 달러 수준인 저연차에게는 큰 몫이다.
통근은 빈 좌석이 있을 때만 탈 수 있는 직원 할인 탑승으로 이뤄지고, 좌석은 연차순으로 배정된다. 근무 시간이 아닌 본인 휴무를 쓰는 이동이라, 자리가 없으면 정가 항공권을 사야 한다. 델타는 직원 탑승용으로 두 편을 여유로 남기도록 해 보통 이틀 전에 움직이고, 아메리칸과 유나이티드도 각자 통근 규정을 둔다. 기상이나 정비로 통근편이 결항해도 결근으로 처리되는 곳이 있고, 지각을 이유로 승무원 50명을 해고한 미국 항공사 사례도 있다. 항공사가 통근을 반기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피로다. 안전이 걸린 직무에서 이미 지친 채 출근하는 것을 막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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