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발 제트 여객기 시대를 연 비행기는 747이 아니었다 — 코멧의 균열이 남긴 것
요약
상업용 제트 여행을 처음 연 기체는 보잉 747이 아니라 1952년 BOAC에서 취항한 드 하빌랜드 코멧이었다. 얇은 알루미늄 외피와 창·안테나 해치 구멍 주변의 미세 균열이 공중분해 사고로 이어졌고, 이 조사 결과가 '안전수명'에서 '페일세이프' 설계로 항공 규정 전체를 바꿨다. 코멧 4는 구조를 다시 짜 오명을 씻었지만, 4년의 공백 사이 시장은 더 많은 좌석을 싣는 보잉 707로 넘어갔다.
제트 여객기의 출발점은 1952년 5월 BOAC가 투입한 드 하빌랜드 DH.106 코멧이다. 35,000피트(10,668m)에서 시속 450마일(724km/h)이 넘는 속도로 날았는데, 피스톤 여객기의 두 배 고도였다. 그만큼 객실 기압차를 8.25psi(56.9kPa)까지 끌어올려야 했다. 록히드 컨스텔레이션 같은 동시대 기종의 4~4.5psi의 거의 두 배다.
네 발의 고스트 터보제트로 띄우려면 기체가 가벼워야 했다. 설계 책임자 로널드 비숍은 두께 0.71~0.91mm의 얇은 알루미늄 합금 외피를 썼고, 그 결과 고속·고고도는 얻었지만 외피 자체가 매 비행마다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압력 용기가 됐다. 제작 속도를 높이려 리벳 구멍을 뚫고 다듬는 대신 펀치로 찍어내면서 구멍 둘레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균열이 생겼다. 영국 RAE 판버러 조사에 따르면 G-ALYP의 파괴는 통념과 달리 객실 창이 아니라 천장의 ADF 안테나 해치 모서리에서 시작됐다. 정적 강도만 보던 설계 철학으로는 잡히지 않는 결함이었다.
여파는 코멧 한 기종을 넘어섰다. 규제 당국은 정해진 비행시간까지는 안전하다고 보는 '안전수명' 전제를 버리고, 균열이 생겨도 주변 구조가 손상을 붙잡아두는 페일세이프 설계를 의무화했다. 보잉은 707에 네 배 두꺼운 외피, 티타늄 균열 저지재, 둥근 타원형 창을 적용했고, 코멧 4도 같은 원리로 다시 설계돼 운항 기간 내내 기압 관련 구조 사고 없이 생애를 마쳤다.
다만 상업적 결과는 달랐다. 코멧 4는 1958년 10월 4일 런던 히스로~뉴욕 아이들와일드 노선으로 팬암의 707보다 3주 먼저 대서양 제트 정기편을 띄웠지만, 좌석은 최대 81석이었고 겨울 서향 맞바람에는 갠더나 구스베이에 급유를 위해 내려앉아야 했다. 최대 181석의 707은 좌석마일 비용에서 앞섰고, 총 생산은 707이 1,000대 이상, 코멧은 113대로 끝났다. 오늘 승객이 체감하는 건 기종 경쟁의 승패가 아니라 그 유산이다. 동체 개구부 주변의 피로수명 관리와 초음파 검사, 다중 하중경로 구조는 모두 1954년 조사에서 나왔고, 지금도 FAA와 EASA가 모든 신형 기체에 요구하는 최저 조건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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