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80과 747-8, 승무원 수는 왜 두 배 차이가 나는가
요약
비상구 하나당 승무원 한 명, 좌석 50석당 한 명이라는 규정이 기종별 승무원 수를 결정한다. 바닥 높이 비상구가 16개인 A380은 최소 18명, 12개인 747-8은 10~13명이 법적 최소선이다. 실제 운항에서는 A380이 20~26명, 747이 12~14명을 태워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여객기에 몇 명의 승무원이 타는지는 항공사 서비스 정책보다 규정이 먼저 정한다. 미국 FAA(14 CFR 121.391)와 유럽 EASA는 설치된 좌석 50석당 승무원 한 명을 요구하고, 이 기준은 실제 탑승객 수가 아니라 좌석 수에 걸린다. 광동체기에는 바닥 높이 비상구마다 승무원을 한 명씩 배치하도록 돼 있다. 호주는 36석, 캐나다는 40석당 한 명으로 기준이 더 빡빡하다.
에어버스 A380은 좌우 각 8개씩 바닥 높이 비상구 16개를 갖췄다. 메인덱 10개, 어퍼덱 6개로 모두 탈출 슬라이드가 두 줄씩 달린 타입 A 도어다. 이 구조만으로 최소 인력이 결정되는 셈이고, 853석 고밀도 배치에서는 90초 안에 전원 탈출이 가능해야 하므로 규제 당국이 최소 18명을 요구한다. EASA는 전 좌석 이코노미 기준으로 메인덱 11명, 어퍼덱 7명을 제시한다. 계단참에는 비상구 담당이 아닌 승무원 2명이 따로 선다. 반면 747-8은 메인덱 10개, 어퍼덱 2개로 비상구가 12개이고 어퍼덱 도어는 타입 I로 분류돼 작동 방식이 다르다. 법적 최소는 배치에 따라 10~13명이다.
숫자가 두 배로 벌어지는 이유는 결국 기체 크기와 문의 개수다. 장거리 노선에서는 교대 휴식 인원까지 얹히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최소 인원보다 넉넉하게 태운다. 에미레이트는 A380에 승무원 24명과 샤워 스파를 담당하는 캐빈 어시스턴트 2명(안전 업무는 할 수 없다)을 태우고, 싱가포르항공은 22~26명, 콴타스는 21명, 영국항공은 20명을 배치한다. 두 기종을 모두 굴리는 루프트한자는 A380 승무원을 21명에서 20명으로 줄이는 중이다.
여행자에게는 기내에서 체감하는 서비스 밀도의 차이로 돌아온다. A380 이코노미에서 호출 버튼 응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느껴지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다만 기회는 줄고 있다. A380은 2021년 12월, 747-8은 2023년 초에 생산이 끝났고 에어프랑스·중국남방·말레이시아항공은 A380을 퇴역시켰다. 지금 A380을 타려면 에미레이트·영국항공·싱가포르항공·루프트한자, 747이면 루프트한자·에어차이나·대한항공·로시야 정도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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