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80 12대를 가진 브리티시항공이 7~8개 노선만 띄우는 이유
요약
브리티시항공은 에미레이트를 빼면 세계 최다 수준인 A380 12대를 보유하지만, 전부 런던 히스로에서만 7~8개 노선에 투입한다. 연간 48만 회로 묶인 히스로의 슬롯 상한 탓에 운항 횟수를 늘릴 수 없어, 한 번의 이착륙으로 최대한 많은 좌석을 파는 쪽을 택한 결과다. 2026년 10월 5일 발표된 전면 개조로 총 좌석은 417석으로 줄고 2층 전체가 비즈니스석이 된다.
브리티시항공의 A380 12대는 싱가포르항공과 함께 에미레이트 다음으로 큰 규모다. 그런데 이 기재가 닿는 도시는 일곱 곳 안팎, 항공사가 취항하는 200개 넘는 도시의 4%에도 못 미친다. 출발지는 전부 런던 히스로 제5터미널이다. 2026년에는 요하네스버그와 마이애미가 하루 두 편씩으로 가장 집중 투입되고, 보스턴과 댈러스/포트워스는 연중 후반으로 밀렸다. 2025년에 A380이 뜨던 워싱턴 덜레스와 싱가포르 창이는 올해 목록에서 빠졌다.
이유는 기재가 아니라 공항에 있다. 히스로는 연간 48만 회, 시간당 88회라는 법적 상한 아래 운영되고 20년 가까이 그 99% 선을 채워왔다. 영국 교통부 보고서가 "일부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슬롯 제약이 가장 심한 공항"이라고 표현한 환경이다. 이착륙 슬롯 한 쌍이 수천만 달러에 거래되니, 잘 팔리는 노선이라도 편수를 늘릴 방법이 없다. 남은 선택은 한 편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고, 469석 A380은 같은 슬롯으로 787보다 약 50%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른다. 반대로 하루 두 편이면 한 방향에 938석을 매일 채워야 하므로, 비수기에도 수요가 버티는 소수 노선 외에는 성립하지 않는다.
10월 5일 확정된 개조는 이 계산을 좌석 배치로 못 박았다. 469석이 417석으로 줄면서 이코노미는 303석에서 215석으로 약 30% 깎이고,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84석으로 늘며, 2층 전체가 네 구역으로 나뉜 106석 클럽 스위트가 된다. 모든 비즈니스석에 도어와 직접 통로 접근이 생겨, 통로로 나가기 불편했던 기존 클럽 월드 배열은 사라진다. 퍼스트는 1층 앞쪽에 12석으로 남는다. 여행자 입장에서 A380 노선은 더 늘지 않되 앞쪽 좌석은 넉넉해지고 이코노미 좌석은 귀해진다는 뜻이다. 첫 개조기는 수개월 내 투입되고 작업은 2027~2028년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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