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77-9, 창고에 선 30대가 짐이 됐다 — 첫 인도는 2027년
요약
보잉이 인증 전에 만들어 둔 777-9 약 30대를 인도 가능한 최종 사양으로 되돌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초기 기체는 배선과 소프트웨어는 물론 구조 개조까지 필요해 한 대씩 별도 프로젝트가 됐고, 2019년에 나온 7호기는 결국 해체됐다. 최대 고객 에미레이트는 주문분 중 앞선 10대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잉이 인증을 받기 전에 조립해 세워 둔 777-9가 약 30대다. 엔진과 내장만 채우면 되는 상태가 아니다. 보잉은 이 기체들을 인도 가능한 사양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사양 반영(change incorporation)'이라 부르는데, 켈리 오트버그 최고경영자는 여기에 수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비행제어·엔진제어 소프트웨어와 배선 경로가 대상이고, 오래된 기체일수록 구조 개조까지 필요하다. 전담 조직을 따로 만들었고 기체마다 작업 범위가 다르다. 사실상 한 대가 한 건의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다.
777X는 2013년 시작해 2020년 취항이 목표였다. 보잉은 생산 경험을 쌓기 위해 그 전부터 초기 기체를 조립했고 1호기는 2019년에 나왔다. 인증 전 선행 생산 자체는 업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지만, 737 MAX 사고 이후 강화된 미 연방항공청 인증 절차와 설계 변경이 겹치면서 지연이 수 년으로 늘어났다. 그 사이 설계는 계속 바뀌었고, 이미 만들어 놓은 기체는 그 변경을 자동으로 따라가지 못했다. 2019년 7월 에미레이트 도장으로 출고된 7호기는 엔진도 달지 못한 채 페인필드를 돌다 2025년 늦여름 해체됐다. 고쳐서 넘기는 비용이 기체 가치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비용은 이미 프로그램 차원의 문제다. 2025년 10월 첫 인도를 2027년으로 미루면서 49억 달러 세전 손실을 반영했고, 누적 상각은 150억 달러를 넘겼다.
여행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시점이다. 777-9는 2025년 말 인증 시험이 형식검사승인(TIA) 단계에 들어갔고 시험 비행은 2026년 5월 기준 4,700시간을 넘겼지만, 보잉이 잡은 첫 인도는 여전히 2027년이다. 270대를 주문한 에미레이트의 팀 클라크 사장은 2026년 판버러 에어쇼에서 개조 규모를 이유로 앞선 10대는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형 777-9를 전면에 세우려던 장거리 노선 개편과 좌석 교체가 그만큼 더 밀린다는 뜻이고, 기존 777-300ER과 A380이 예상보다 오래 그 자리를 지킨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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