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처음 만든 에바항공, 42인치로 다시 기준을 세웠다
요약
에바항공이 2025년 보잉 787-9에 4세대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넣으면서 좌석 간격을 42인치로 늘렸다. 1992년 자사가 처음 내놓은 이 좌석 등급의 초기 간격(38인치)보다 네 인치 넓고, 경쟁 항공사 대부분이 머물러 있는 38인치 선을 넘어선 수치다. 중간 등급 좌석이 장거리 노선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공간이 된 흐름 속에서, 같은 이름의 좌석이라도 실제 넓이는 크게 갈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에바항공이 2025년 새로 꾸민 보잉 787-9에 4세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넣었다. 좌석 간격은 42인치(106.7cm), 배열은 한 줄에 일곱 석인 2-3-2다. 좌석 쿠션이 앞쪽과 위쪽으로 동시에 밀려 나가는 방식이라, 뒷사람 공간을 그대로 두고도 8인치(20.3cm)만큼 기대 각도를 확보한다. 일부 항공사가 단거리 비즈니스석에 주는 다리 공간보다 넓다.
이 좌석 등급을 처음 만든 곳이 에바항공이다. 1992년 타이베이–로스앤젤레스 노선의 보잉 747-400에 '에버그린 디럭스 클래스'를 넣었는데, 당시 간격이 38인치, 배열은 2-4-2였다. 공용 모니터가 일반적이던 시절에 좌석마다 화면을 달았다. 같은 해 버진 애틀랜틱도 '미드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등급을 내놨고, 발표가 먼저였던 쪽과 정기편 운항이 먼저였던 쪽이 갈려 원조 논쟁이 아직 남아 있다.
이후 확산은 느렸다. 비즈니스석 판매를 잠식할까 우려해 도입을 미룬 대형 항공사가 많았고, 기업 출장 규정이 바뀌고 고급 레저 수요가 늘면서 분위기가 돌아섰다. 전용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운영하는 국제선 항공사는 2017년 42곳에서 2022년 63곳으로 늘었고, 시장 규모는 2024년 82억 달러에서 2033년 187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바닥 면적당 수익이 높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오래 버티던 에미레이트항공도 A380·777 개조기와 신규 A350로 이 좌석을 넓히고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숫자다. 일본항공은 787에서 38인치·2-4-2, 전일본공수는 777에서 38인치·2-3-2다. 싱가포르항공과 캐세이퍼시픽, 에어프랑스도 A350 기준 38인치·2-4-2가 보통이다. 같은 '프리미엄 이코노미'라도 한 줄 일곱 석과 여덟 석의 차이는 14시간 태평양 노선에서 체감이 다르다. 예약할 때 좌석 간격과 배열을 먼저 확인하는 쪽이 실속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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