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은 왜 사라졌나 — 쌍발기가 바다를 건너기 시작한 순간부터 예고된 결말
요약
보잉은 2022년 에버렛 공장에서 747 생산을 끝내며 54년간 1,574대로 막을 내렸다. 팬데믹이 결정타처럼 보이지만, 수요 붕괴는 2015~2016년 조 단위 손실과 생산 목표 삭감으로 이미 드러나 있었다. 근본 원인은 쌍발기의 대양 횡단을 허용한 ETOPS 규정 완화와 그에 따른 연료 효율 격차다.
보잉은 747 생산 종료를 거창한 작별 없이 투자자 공시 한 줄로 알렸다. 2020년 7월 실적 발표에서 777X 일정을 미루고 787 생산을 줄이던 현금 방어 조치들 틈에 끼어 있었다. 그러나 끝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보였다. 2016년 보잉은 생애 생산 목표에서 19대를 지웠고 한 분기에 11억 9천만 달러의 선행 손실을 반영했다. 2015년 말 8억 8,500만 달러, 2016년 초 7,000만 달러 손실이 그 앞에 있었다. 앞으로 만들 747은 만들수록 손해라는 뜻이었다.
배경은 규정 변화다. 1980년대 중반까지 쌍발기는 비상 착륙장이 가까운 항로만 날 수 있었고, 대양은 3발·4발기의 영역이었다. 1985년 ETOPS 도입과 함께 TWA의 보잉 767이 보스턴–파리를 날며 쌍발기의 대서양 횡단을 입증했다. 이 노선에서 767은 대체한 L-1011보다 시간당 약 3,175kg의 연료를 덜 태웠다. 1988년 FAA가 한도를 180분으로 늘리자 전 세계 운항 가능 노선의 95%가 쌍발기에 열렸고, 2011년 777의 330분 승인으로 태평양의 가장 외진 구간까지 넘어갔다. 태평양 노선 기준 대형 4발기의 승객당 연비는 현대 쌍발기보다 약 25% 낮았다.
마지막 변형 747-8은 GEnx 엔진으로 747-400 대비 연비 16%, 소음 30%를 개선했지만 비교 대상이 자기 선대였다. 여객형 747-8I는 48대가 팔렸고 운항 항공사는 루프트한자(19대), 대한항공(10대), 에어차이나(7대) 셋뿐이었다. 화물형은 107대로 여객형의 두 배 가까웠다. 마지막 기체는 아틀라스항공 화물기였다.
여행자 입장에서 2층 점보기를 탈 기회는 사실상 남은 기체가 버티는 동안의 일이 됐다. 여객 운항사가 애초에 셋이었던 만큼 선택지는 좁다. 화물 쪽 여파는 더 직접적이다. 777-8F가 2029년 이후로 밀리고 에어버스 A350F도 시험비행 단계라, 국제 당국은 보잉이 2028년 배출 기준 시한 이후에도 현행 777 화물기 35대를 더 팔도록 유예를 줬다. 대형 화물기 공급이 빠듯해지면 국제 특송·항공 화물 운임에 압력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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